전쟁이 터지면 유가가 오른다는 말은 너무 많이 반복됐다. 너무 오래 반복됐고, 그래서 너무 쉽게 믿어진다. 하지만 시장은 늘 우리가 믿고 싶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은 우리가 익숙해진 공식이 깨지는 순간, 다음 국면의 룰을 조용히 보여준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마두로 생포는 ‘유가 급등’이라는 교과서적 장면을 꺼내 들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WTI는 폭등은커녕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이 침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지금 원유시장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무시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가격을 결정할지를 보여주는 단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가는 전쟁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 리스크가 전쟁 리스크를 압도하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은 뉴스의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