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주가가 2026년 2월 들어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 4,000억 달러 이상을 잃었습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이며, 2019년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하락이 실적 악화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충족했고, 일부 지표는 기대를 넘어섰습니다.
아마존의 2025년 4분기 매출은 2,13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부문인 AWS는 35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4% 성장했습니다. 이는 13개 분기 만에 가장 빠른 분기별 성장률입니다. 영업이익은 25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가이던스 상단을 소폭 하회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주가는 16% 넘게 폭락했을까요?
핵심은 지난주 발표된 2026년 자본 지출 계획입니다. 아마존은 올해 2,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인 약 1,470억 달러를 500억 달러 이상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더 두드러집니다. 구글은 1,750~1,85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1,400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앤디 재시 CEO는 실적 발표에서 이 투자를 옹호했습니다. "고객들은 핵심 워크로드와 AI 워크로드에 AWS를 정말로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설치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용량을 수익화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투자를 AI, 반도체, 로보틱스, 저궤도 위성 전반에 걸쳐 "투자 자본에 대한 상당한 장기 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장기 수익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단기 현금 흐름을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AI 자본 지출이 2024년 영업 현금 흐름의 76%에서 2026년에는 94%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모건 스탠리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아마존의 잉여 현금 흐름이 올해 170억 달러에서 280억 달러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쟁력 포지셔닝에 대한 우려입니다. D.A. Davidson은 아마존 주식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낮췄습니다.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선두를 잃어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구글 클라우드가 48%,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39% 성장하는 데 비해 AWS는 24% 성장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마존의 2026년 1분기 가이던스도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예상 영업이익이 165억~215억 달러로 제시됐는데,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인 222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프로젝트 레오 위성군과 더 빠른 배송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를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은 아마존을 완전히 포기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켓비트에 따르면 아마존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59명 중 55명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279.71달러로 현재 수준 대비 상당한 상승 여지를 시사합니다. 모닝스타는 적정가치 추정치 260달러를 유지하며, 급락 이후 주가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이번 하락은 실적 쇼크가 아니라 판단 기준의 변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시장은 아마존의 장기 비전보다 단기 수익성과 경쟁사 대비 성장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아마존이 2,00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것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단기 현금 흐름만 악화시키는 부담으로 남을지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드러날 것입니다.
과연 이 막대한 지출이 AWS의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까요, 아니면 경쟁사에게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내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시장이 아마존에게 요구하는 다음 실적 발표에서 일부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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