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럽 청소년 SNS 금지 정책이 말해주는 것: 디지털 아동권, 정부 책임, 언론개혁

멜론토끼 2026. 2. 5. 10:38

​최근 유럽 각국과 호주가 15세 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 SNS 사용을 법적으로 전면 제한하는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생성 자체를 금지하고, 플랫폼이 이를 위반할 경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구조를 마련하면서, 단순한 자율 규제를 넘어 정부가 플랫폼의 책임을 직접 묻는 법적 장치를 갖추었습니다. 프랑스는 2026년 신학기부터 15세 미만 청소년 대상 SNS 계정 개설을 금지하고, 인스타그램·스냅챗·틱톡 등 주요 플랫폼에 실제로 연령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절차 도입을 의무화했습니다. 

 

스페인 역시 16세 미만 청소년의 접근 권한을 전면 금지하며, "아이들을 디지털 무법 지대에서 보호할 것"이라는 정부의 선언과 함께 연령 확인 시스템의 실효성까지 법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EU는 2025년 11월 SNS와 AI 서비스의 접속 최소 연령을 16세로 제안하고, 13~16세는 부모 동의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알고리즘 추천, 아이템 상자, 아동 인플루언서 마케팅까지 규제를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정부 책임의 재정립입니다. 과거의 디지털 공간은 '사용자와 플랫폼 사이의 사적 영역'으로 여겨졌으나, 청소년들이 하루의 상당 시간을 SNS에서 보내고, 그로 인해 정신건강·폭력·중독 위험이 커짐에 따라 정부가 플랫폼의 알고리즘 설계와 서비스 구조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었습니다. 미디어 환경에서 정부가 공적 책임을 갖고 위기 대응과 갈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이런 국제적 흐름과 정책 변화를 다음 다섯 가지 측면에서 받아들이고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정부와 플랫폼의 책임을 보다 명확히 설정해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 보호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 언론개혁과 정부커뮤니케이션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청소년이 SNS에서 접하는 정보가 쉽게 알고리즘과 인플루언서에 조작될 수 있으므로, 투명하고 신뢰받는 정보 제공 구조, 허위정보 차단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셋째, 정책커뮤니케이션과 위기대응 역량을 높여 SNS로 인한 사회적 갈등·청소년 우울 등 복합 문제에 신속·다층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정책 수용성을 높이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정치리더십과 갈등관리 능력이 중요합니다. 유럽은 정부가 디지털 권리와 책임을 조율하며 공정한 규제와 보호체계를 제시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섯째, 민주주의와 공공소통의 가치 수호가 필요합니다. 청소년의 권리와 정보 접근의 균형을 이룸으로써 직접 민주주의와 신뢰 기반의 공공 정책 소통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유럽의 청소년 SNS 사용 제한 정책은 단순한 법적 규제 이상입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정부의 책임, 공공신뢰, 언론과 정치, 갈등관리, 정책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영역이 어떻게 재설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한국사회는 이런 흐름을 적극 참고하여, 청소년 보호와 디지털 환경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정책 대응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